지난 2월 11일,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린 일소당 음악회 시리즈 중 국가무형유산 거문고산조 예능보유자 이재화 선생님의 연주회를 관람했습니다. 거문고를 사랑하는 나에게 이날 공연은 설렘과 기대가 가득한 순간이었어요.
서울돈화문국악당,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간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창덕궁 정문 돈화문 근처에 위치한 국악 전문 공연장으로, 전통 한옥과 현대적 건축 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곳입니다. 지상 1층과 지하 2층으로 이루어진 실내 공연장과 야외 국악마당을 갖추고 있어, 소극장 특유의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국악의 섬세한 음색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대 옆 쪽에 평소 보던 6줄 거문고보다 줄 수가 많은 화현금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화현금은 이재화 선생님께서 직접 개량한 9줄 거문고로, 기존 6줄 거문고와 달리 정악과 산조의 음정을 조율 없이 모두 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창작곡 연주에 매우 유용하게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현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에도 화현금이 편성되어 있어, 우리 전통악기의 새로운 발전을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문고 4곡 독주
연주는 대담과 연주가 번갈아 진행되는 형식으로, 선생님의 어린 시절부터 거문고를 연구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화현금을 제작하게 된 과정까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공연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이 4곡의 거문고 독주곡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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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조다스름과 하현도드리 – 차분하면서도 깊은 울림, 거문고의 중후한 음색을 느낄 수 있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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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갑득류 거문고 산조 – 장구 반주와 함께 산조의 자유로운 선율과 생동감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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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실의 방아타령과 박연폭포 변주곡 – 북한 거문고 독주곡의 특색과 변주, 역사적 의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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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화류 자진모리 – 폭풍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리듬과 현대적 음향, 선생님만의 독창적 해석
특히 2~3번 곡에서는 선생님의 섬세한 술대 사용과 왼손 주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는데, 줄 하나하나에서 다양한 음색이 튀어나오는 모습을 보며 정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순수함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인터뷰
대담 시간에는 연주와는 또 다른 감동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순수한 예술적 열정과 인간적인 면모가 인터뷰 속에서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악기를 대하는 진솔한 마음, 후학을 양성하며 이어온 전통, 그리고 국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몰입감 최고,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공연
연주를 듣는 내내 몰입감이 최고였습니다. 숨조차 쉬기 힘들 정도로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연주였고, 거문고의 중후하면서도 다양한 음색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화현금을 처음 접하는 관객으로서, 악기 자체의 신선함과 선생님의 창작적 해석이 더해져 공연 내내 눈과 귀가 즐거웠습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거문고와 화현금의 매력, 그리고 선생님의 인간미와 순수함까지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이렇게 가까이서 명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특별했어요. 국악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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